90s~2000년대 감성, 다시 돌아오다!
한때는 지나간 과거로 여겨졌던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의 감성이, 2020년대를 살아가는 Z세대에게는 ‘새로움’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과거의 유산을 지금의 감각으로 재해석한 이 흐름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문화 정체성이 되고 있어요.
왜 지금 레트로일까요? 그리고 왜 하필 Z세대일까요? 패션, 음식, 디자인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지금 가장 뜨거운 ‘레트로 트렌드’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Z세대가 레트로에 빠진 이유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입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일상이었던 만큼, 이들에게는 아날로그적인 것, 느리고 투박한 것들이 오히려 새롭고 낯설게 다가옵니다.
즉, 그들이 한 번도 직접 경험하지 못했던 ‘과거’가 신선한 문화로 소비되고 있는 것이죠.
게다가 SNS, 특히 틱톡,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에서는 레트로 필터, VHS 느낌의 효과, 옛날 광고를 패러디한 콘텐츠들이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Z세대는 여기서 ‘지금 나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레트로를 적극 활용하고 있어요.
그들의 관심은 단순한 향수가 아니라, ‘과거를 현재화’하는 창조적 소비입니다.
레트로 패션: Y2K 감성의 귀환
지금 길거리나 SNS를 둘러보면, 마치 2000년대 초반으로 타임슬립한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대표적인 트렌드는 바로 Y2K 패션. 이는 2000년대 전후의 하이틴 룩을 기반으로 한 스타일인데요.
대표 아이템 예시:
-크롭탑 & 로우라이즈 진: 뉴진스를 비롯한 K팝 아이돌들이 자주 입는 조합.
-나비핀, 반짝이 립글로스: 당시 하이틴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보이던 뷰티 아이템.
-빈티지 백 & 스니커즈: MCM, 프라다 등 복고풍 브랜드 인기 상승.
-브랜드 협업: 미쏘, 유니클로 등에서 레트로 콜라보 라인 출시.
실제로 빈티지 숍이나 중고 플랫폼(번개장터, 당근마켓)에서는 레트로 패션 아이템의 거래가 활발하며, 오히려 ‘새 상품’보다 ‘옛 감성’이 더 비싸게 팔리는 경우도 많아요.
레트로 음식: 추억의 맛이 힙해지다
레트로는 패션뿐 아니라 음식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어요.
Z세대는 단순히 맛이 아닌, ‘감성’을 소비하는 세대입니다.
요즘 인기 있는 음식 콘텐츠를 보면, 찰떡아이스, 호떡, 달고나, 쫀드기 등 90년대 학창 시절의 군것질거리가 다시 ‘핫’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레트로 음식 트렌드 특징:
-포장 디자인까지 옛날 그대로 재현.
-‘다방’ 콘셉트 카페 인기: LP 음악, 고풍스런 잔, 벽에 붙은 싸인까지.
-하이볼과 같은 클래식 음료가 다시 주목받는 중.
-복고 테마 카페 지역: 서울 성수동, 을지로, 대구 김광석 거리 등은 대표적인 ‘레트로 성지’.
이런 공간에서 사진 찍고, 기록을 남기는 것 자체가 콘텐츠가 되기 때문에, 레트로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 그 이상으로 소비되고 있습니다.
디자인과 굿즈: 옛날이지만 힙한
레트로 열풍은 디자인과 굿즈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특히 ‘투박함’과 ‘단순함’을 미덕으로 여기던 시절의 윈도우98 스타일 UI, 도트 그래픽, VHS 노이즈 효과는 오히려 지금의 미니멀리즘 트렌드와 만나 ‘힙’한 느낌으로 재탄생했어요.
주목할 요소:
레트로 폰트 사용: 옛날 간판 느낌의 서체가 다시 인기.
디지털 굿즈 디자인: 메모장 앱, 노트 앱 등이 아날로그 디자인 적용.
스티커 & 다이어리 꾸미기 (다꾸) 붐: 옛날 ‘스티커 사진’ 느낌을 활용한 꾸미기 문화가 Z세대 중심으로 부활.
뿐만 아니라, 과거 도라에몽, 피카츄, 마시마로 같은 캐릭터가 굿즈로 다시 등장하며 복고 콘텐츠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Z세대에게 레트로란, 과거를 재구성하는 도구
레트로는 단순한 유행이 아닙니다. Z세대에게 레트로는 하나의 자기 표현 수단이자, 차별화된 문화적 기호입니다.
그들은 과거를 있는 그대로 재현하지 않습니다. 과거에서 ‘자신이 원하는 요소’만을 선택해, 지금의 시각으로 재조합합니다. 그 속엔 향수도 있지만, 지금의 감성과도 철저히 연결돼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니라, 앞으로 ‘복고의 현대화’라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레트로는 결코 ‘낡은’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한 번은 잊혔지만, 다시 조명받으며 ‘새로운 가치’를 얻게 된 것들이죠.
지금 Z세대는 과거의 문화를 단순히 따라 하지 않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정체성과 감각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잊혀졌던 과거의 감성과 아름다움을 되찾게 되는 거죠.
복고는 단순한 되돌림이 아닌, 미래를 위한 창조적 발굴입니다.
그 흐름 속에서 우리 모두 ‘그 시절 감성’에 조금은 빠져봐도 좋지 않을까요?